브라이스 캐년 하이킹 둘째 날, 오늘은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Queen's Garden 트레일과 Navajo Loop 트레일을 가보기로 했다. 아래 지도에서 하늘색으로 표기된 루트가 오늘의 루트. 10~12 KM 정도 거리였다. 처음에 Queen's Garden 트레일로 시작해서 Peekaboo Loop을 다 돌고 Navajo Loop 트레일을 절반 정도 도는 루트이다. 원래 계획은 Queen's Garden과 Navajo Loop까지 모두 완주하는 것이었는데 전날과 다르게 날씨가 너무 덥고 햇빛이 강해서 체력소모가 심하여 두 트레일은 절반 정도만 돌았다.
트레일별 자세한 정보와 셔틀버스 정보는 브라이스 캐년 하이킹 첫째 날 포스팅을 참고하기 바란다.
미국 여행 - 유타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Fairyland Loop 하이킹 후기 및 셔틀버스 정보
미국 유타주에 위치한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은 아무래도 한국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인 듯하다. 나도 이름은 들어봤었는데 이번에 유타를 여행하면서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브라이스캐년
sanyang-adventure.tistory.com
오늘 하이킹의 시작인 Queen's Garden 트레일은 기묘한 암석들도 많고 어제와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햇빛이 쨍해서 풍경이 더 예뻐 보였다. 사진도 잘 나오고. 이 트레일은 난이도가 어렵지는 않지만 내리막/오르막 경사가 조금 있어서 하이킹 슈즈를 꼭 챙겨 신는 것을 추천한다.
Queen's Garden 트레일에서 이정표를 따라 가다보면 Navajo Loop 트레일과 Peekaboo Loop 트레일로 이어지는 connecting trail이 있다. Peekaboo Loop 트레일은 브라이스 캐년 중심에 자리한 트레일이라 캐년의 정수를 보여주는 트레일이다. Visitor Center에서 받아온 지도를 보면 거리는 9 KM 정도 되고 특히 여름에는 시계방향으로 하이킹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Peekaboo Loop 트레일은 브라이스 캐년 중심부를 관통하는 트레일인 만큼, 멋진 광경들을 선사했다. 특히, Wall of Windows는 정말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브라이스 캐년이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인데, 풍화침식 작용으로 계곡에서 부터 조금씩 틈이 생겨 바위벽이 생기고 그 바위벽에 물이 침투하거나 일교차로 침투한 물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조그마한 구멍이 생겨 조금씩 커진다고 한다. 그 구멍이 Wall of Windows에서 "Window"라고 불리는 부분이다. 그 구멍이 이제 더 커지면 이제 벽의 형태보다는 각각 독립된 바위 기둥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는 인디언들이 사용했던 용어를 차용해서 그 커다란 바위 기둥들을 "Hoodoo"라고 부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Peekaboo Loop 트레일 완등이 정말 힘들었다. 첫째날은 구름이 껴서 햇빛이 얼마나 강할지 모르고 둘째 날도 자신만만하게 늦게 출발해서 햇빛이 정면으로 내리쬐기 시작하는 12시 즈음부터 하이킹을 시작한 것이 실수였다. Peekaboo Loop 트레일은 계속 오르막 내리막이라서 더욱 체력소모가 심하고 나무 그늘이 별로 없어서 조심해야 한다. 여름에 하이킹을 계획 중이라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고, 물과 간식을 넉넉히 챙기자. 그리고 너무 무리하지 말고 페이스 조절을 잘해야 한다.
Hoodoo에 관한 인디언 전설이 있다. 미국인들이 정착하기 전, 이 곳은 인디언들의 땅이었으니까. 인디언들은 사람이 죽으면 죽은이가 생전에 나쁜 짓을 많이 했으면 그 업보로 돌로 변해서 Hoodoo가 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각 돌기둥이 죽은 사람의 영혼을 대표하는 것이다. 그 전설을 알고 보니 눈앞의 풍경이 더 기묘하게 느껴졌다. 사진으로 그 아름다움을 다 담을 수 없지만, 바위에 걸터앉아 위 사진의 풍경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한다는게 이런 의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건축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경이로움이 서려있다.
Peekaboo Loop 트레일을 완등하고 나니 하이킹 슈즈랑 다리가 흙먼지로 뒤덥혔다. 조금 쉬었다가 이제 Navajo Loop을 거쳐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미 체력이 바닥나서 여기서부터는 조금씩 가다 쉬다를 반복했다.
Navjo Loop 트레일은 Queen's Garden 트레일과 함께 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트레일인지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곳이었다. 첫째 날 갔던 Fairlyland Loop 트레일이나 둘째 날 힘들게 완등한 Peekaboo Loop 트레일 모두 너무 좋았지만, 시간과 체력의 한계를 감안하여 누군가 나에게 브라이스 캐년에서 꼭 봐야 할 곳을 추천해달라고 물어보면 나도 Queen's Garden과 Navajo Loop을 추천할 것 같다.
그리고 Navajo Loop 트레일을 꼭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토르의 망치(Thor's Hammer)를 이 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내려다 보기만 해서는 토르의 망치가 왜 토르의 망치인지 잘 모르지만 내려와서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위 사진의 전경이 브라이스 캐년의 진수를 제일 잘 보여주는 경치라고 생각한다. 이 스팟은 Navajo Loop 트레일 입구에서부터 시작하면 10분 정도만 걸어 내려오면 볼 수 있는 풍경이므로 브라이스 캐년을 찾는 모든 이들이(자유여행이든 패키지 투어든)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이킹의 마지막에 만난 다람쥐. 다른 하이커들이 여기 다람쥐가 있다고 알려줬다. 우리가 지나가도 꿈쩍도 안해서 신기했다.
너무나도 멋진 곳, 브라이스 캐년. 유타 여행에서 놓치기 너무 아까운 곳이다. 하이킹과 아웃도어 액티비트를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하고 싶다. 평생 잊을 수 없는 하이킹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본인의 체력이 허락한다면 위에서만 캐년을 내려다보지만 말고 트레일 한두 군데라도 직접 하이킹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Rim에서 내려다본 풍경과 하이킹 트레일에서 본 풍경은 또 달랐다. 해피 하이킹 :)
'세상탐험 > 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여행 - 할로윈 펌킨 잭오랜턴 만들기 (Halloween Jack-o'-lantern pumpkin carving) (0) | 2020.10.12 |
---|---|
한국에서 미국 입국기(대한항공) - 마스크 반출, 대한항공 라운지, 미국 입국심사, 미국 자가격리 요건 (0) | 2020.09.25 |
미국 여행 - 유타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Fairyland Loop 하이킹 후기 및 셔틀버스 정보 (0) | 2020.08.10 |
미국 여행 - 유타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국립공원 숙소 로지(Lodge) 후기 (0) | 2020.08.09 |
미국 여행 - 유타 세인트조지(St. Geroge) 동네서점 탐방 (The Book Bungalow) (0) | 2020.08.06 |